본문 바로가기
시스템트레이딩

이항모형과 최적화

by 오늘밤날다 2022. 8. 15.

2022 상반기의 성과는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7월에 들어서자마자 전략들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물론 백테스트나 실전에서 과거에 충분한 성과를 보여줬다면 현재 시점의 부진은 일시적이거나 최적화의 방향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시적인 Drawdown 비중을 줄이고 기다리면 되지만 만일 최적화의 방향에 문제가 있다면 문제는 바로 대응을 필요가 있는데 가장 문제는 최적화의 방향을 조절해나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마치 구멍나서 산소가 계속 새어나가고 있는 우주복을 입고 아무것도 없는 우주공간을 유영하며 행성을 찾아다니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실제로 운영중인 A라는 전략이 있는데 전략이 가지고 있는 파라미터는 21개인데 각각의 파라미터가 선택할 있는 값의 개수는 이론적으로는 무한에 가까울 있지만 의미없는 범위 외의 값들을 제거하고 평균적으로 대략 30 내외로 정해놨다. 경우 A전략의 파라미터들의 취할 있는 모든 경우의 수는 아래와 같다.

 

모든 경우의 수 = 범위 30개 ^ 파라미터 21개 = 10,460,353,203,000,000,000,000,000,000,000 개

 

 

물론 실제로 어떤 아이디어를 도출해서 전략을 개발할 때는 위와 같은 모든 경우의 수를 탐색하지 않는다. 전략의 뼈대가 되는 파라미터를 설정하고 파라미터의 범위를 우선적으로 도출한 다음 이외의 사소한 필터들을 추가하면서 최적의 값을 찾아내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가장 중심이 되는 파라미터를 먼저 잡고 나머지 변수들을 하나씩 변화시켜가면서 특정 변수가 변화하는 경우에 성과가 개선되는 경우 변수를 변화시켜놓고 다른 모든 변수들을 다시 탐색한다.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최선의 선택지가 도출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이상 성과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를 정답A라고 가정해보면 정답A를 도출하기까지 갈림길에서 가보지 않은 길들이 만들어낼 있는 차선책들이 반드시 존재하고 차선책들이 정답A보다 훨씬 우월한 경우도 존재한다.

 

 

최적화를 할때마다 머릿속에 이항모형(Binomial Model) 떠오른다.

이항모형에서는 현재의 주가가 다음 시기까지 a만큼 상승하거나 b만큼 하락하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게 됨을 가정하고 있는데 만일 n번의 시기가 지난 후에 만들어질 있는 주가의 경우의 수는 n+1개가 된다.

 

참고로 옵션의 가치를 산출하기 위한 모형으로 블랙숄즈모형(Black-Sholes Model)은 유명하지만 이항모형은 상대적으로 그 유명세가 덜한데 이항모형은 그 계산과정을 손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거나 과정 중에 다소의 변칙적인 가정을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만 차이를 보일 뿐이며 사실상 이항분포(Binomial distribution)의 개수를 무한에 가깝게 늘리면 블랙숄즈의 가치에 수렴한다는 사실이 수학적으로 증명되어 있어서 양자에 대단한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현재 주가가 100원이고 상승과 하락할 경우 각각 1%씩의 등락을 7 반복할 경우를 생각해보면 중에서는 확률은 매우 낮겠지만 7 내내 연속해서 상승할 경우 주가는 107.21 가장 높은 가격이 형성되는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최고의 시나리오 - 7번의 기회 모두 상승한 경우

 

그런데 만일 아래와 같이 2번의 하락과 1번의 상승을 거친 Step 4에서 98원의 가격으로 도달한 경우가 있다고 가정해보면 남은 Step 3회이며 3회를 모두 상승할 경우 만들어질 있는 최선의 가격은 100.97원에 불과하다. 이를테면 어떤 시점에 어떤 가격 위치에 도달한 이상 가장 최선의 시나리오가 향후에 발생한다고 해도 전체 모형 내에서 존재하는 가장 최고의 가격을 달성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Step4에 98원으로 도달한 이후 남은 3번 모두 상승할 경우

 

아래는 시나리오와 같이 최초 Step 1에서 한번 하락을 겪고 주가가 99원에 도달한 이후에는 발생할 있는 가장 최선인 6 연속으로 주가가 상승할 경우를 가정한 것인데 경우에 최종 가격은 105.09원이 된다. 사실 시나리오는 최초 Step 1에서 운명의 한계가 결정되었다고 보야아 한다.(아무리 잘나도 107.21원이 될수 없고 105.09 밖에 없는)

 

Step1에서 99원이 된 이후 남은 6번 모두 상승한 결과

 

 

최적화는 지루한 작업이다. 결과물이 산출되는 중간에 계속해서 선택을해야 하고 또 다시 다음 작업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런데 지루한 작업을 하는 과정에 받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데 머리속으로 계속해서 이런 생각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Step 4에서 98원인데 얼마나 올라갈 수 있을까? 애초에 Step1에서 101원이 아니라 99원을 선택해버린 것이 아닐까?'

'가지 않은 길이 있는 것이 아닐까?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