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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트레이딩

아파트투자 (feat. 코스피지수)

by 오늘밤날다 2022. 6. 28.

 

아파트 시세의 과거 수치가 궁금해서 통계자료를 뒤적이다가 아래 사이트를 발견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자료 조회]

https://www.reb.or.kr/r-one/statistics/statisticsViewer.do?menuId=HOUSE_21111

 

부동산 통계 뷰어

세계 최고의 부동산시장 조사·관리 및 공시·통계 전문기관 통계별로 검색시간이 길어 질 수 있으며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하면 검색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Chrome 다운로드

www.reb.or.kr

 

 

■ 월간 매매가격지수의 흐름 (아파트)

 

 

 

매월 주택, 아파트 등 매매가격지수(?)라는 것을 발표하고 있는데

아파트의 매매가격지수는 2003년 11월부터 지난달인 2022년 5월의 자료까지

19년이 조금 넘는 시계열 자료를 지역별로 확인할 수 있다.

2016년 기준으로 100의 수치로 조회되어서 이것을 통계치 발표 시점인 2003년 11월을 100 기준으로 환산했다.

그리고 시계열 자료가 불완전한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과 주요 시도의 시계열 그래프를 그려봤다. 

 

고점 대비 낙폭이 다소 눈에 띄는 지역도 있지만 굵은 붉은선의 전국 평균을 보면 매우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19년 동안의 CAGR은 전체 지역이 대략 3% 수준인데 역시나 서울과 경기 지역의 수익률이 꽤나 돋보인다.

MDD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 가장 낮은 곳이 20%를 넘지 않고 전국 평균은 놀랍게도 -3.07%다.

 

반면에

우리의 코스피는 이 기간 동안 6.56%의 연평균수익률로 아파트의 약 2배를 달성했지만

MDD는 아파트의 10배가 넘는 -48.52%로 어마무시한 수준이다.

이 수치는 코스피 월봉을 가지고 산출한 것이라 실제로 고점 대비 저점의 낙폭은 훨씬 더 높은데

고점 부근에서 매수했다면 거의 반토막이 났을 것이다.

 

지역별 수익률 / CAGR / MDD

 

 

재미삼아서 상위 및 하위 5개 지역의 CAGR를 뽑아봤는데 상위 5개 지역은 모두 경기도가 차지했다.

이 다섯개 지역은 지난 1년 동안의 수익률만 20%에 육박하는 곳도 있는데 동 기간에 코스피의 수익률은 -16.17%다.

그 외 상승률이 부진한 하위 지역들은 부산, 강원, 충남, 경남 일부 지역으로 보이는데 서울이나 경기도는 한 군데도 없다.

 

 

 

상위 및 하위 5개지역의 수익률 / CAGR / MDD

 

■ 아파트매매가격지수 VS 코스피

 

전국 평균 VS 코스피

전국 아파트매매가격지수와 코스피의 누적수익률과 Drawdown을 비교해봤다.

 

최종 수익률은 둘째치고 아파트매매가격지수의 Drawdown이 매우 안정적인 것이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는 -3%의 MDD라면 사실상 거의 안전자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부동산의 특성상 매매가 잦을 수 없어 강제로 장기투자를 하게 되는 점을 고려해볼 때

종목을 잘 골랐을 경우 (경기도 아파트?) 지난 10년간 100%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도 있었다.

 

아파트 투자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것에는 특유의 거래형태 때문일 수도 있는데

단기 트레이딩일 경우 추가적인 세금 부담 등이 발생하고 매각 전에 대체 투자할 자산을 찾아야 하는 등의 이유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가 강요되는 특성이 있고 대부분의 매수 시에 레버리지를 극한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a.k.a 영끌?)

 

 

'나는 실거주자다'

 

개인적으로는 '실거주'라는 말은 허구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본인은 '실거주'라고 주장하며 아파트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주택을 사자마자 1~2년 만에 코스피처럼 -50%대의 하락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면 과연 주택을 살 수 있을까?

아마 아무도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지 않을 것이다.

 

'-50%가 되더라도 실거주니까 버티면 된다' 라는 반론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는데

상당수의 부동산 투자, 특히 아파트 구매는 레버리지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가격의 하락은 담보가치의 훼손을 의미한다.

가격이 -50%의 수준이 되면 최초 투자 시 수반된 레버리지로 인한 디폴트 위험이 엄청나게 상승하게 된다.

반토막이 나더라도 실거주라서 버티겠다는 실거주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이런 수준의 가격 하락이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으로부터 추가 담보제공 요구, 높은 금리인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상당한 수준의 자산가치 하락은 그 투자가 높은 레버리지를 이용한 경우 필연적으로 그 투자를 실패하도록 만든다.

 

특정 자산의 미래 가격이 어떻게 될지는 알기 어렵지만

미래 가격의 변동성은 과거 수준이 미래에도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

'실거주'라고 주장하는 구매자의 기대에는 과거 정보를 기반으로 미래에도 가격의 큰 변동성이 없다는 것이 깔려있고

레버리지를 일으켜준 금융기관 또한 자산가치의 큰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한국시장에서 아파트라는 것은 

기존 보유자와 잠재적 수요자,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 사이에

'아파트는 안정적인 CAGR과 낮은 MDD를 가진 자산이다' 라는 명제가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말들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는데

아파트라는 자산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치와 이 기대치를 토대로 만들어진 과거 시계열 자료들의 특성과

다시 이 특성을 기반으로 한 집단의 학습과 욕망을 고려해보면

과거 통계치를 벗어나는 수준의 폭락이 과연 나올까 하는 의문이 든다.

 

 

 결론적으로 아파트 투자란?

 

아파트 투자  =  1) 강제적 장기투자 + 2) 극한의 레버리지 + 3) 낮은 MDD + 4) 괜찮은 CAGR

 

요약해보면 아파트 투자는 위 네 가지 조건이 조합된 매우 훌륭한 투자자산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알다시피 대부분의 투자에서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는 극단적인 경우 자산이 삭제될 수 있는 위험이 존재하는데 

낮은 수준의 MDD와 괜찮은 CAGR은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