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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트레이딩

아찔한 주문 사고의 추억 (feat. 키움증권VIP)

by 오늘밤날다 2022. 2. 2.

 

문득 시스템을 돌리고 얼마 되지 않아 처음 냈던 주문사고가 생각나서 얼른 HTS를 켜보았다.

처음 API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매수 시그널을 발생시켰을 때가 2019년 10월이었고

그 주문사고가 나던 그날은 그해 겨울로 기억하는데 일자별 거래금액을 보니 바로 한눈에 찾을 수 있었다.

 

 

거래대금 16억의 주문사고

 

 

2020년 1월 7일 오전에 잠깐 눈을 붙였다.

그런데 알람음에 잠에서 깨서 핸드폰을 봤더니 주문실행 완료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미친 듯이 와있었다.

더 소름끼치는 것은 정확히는 텔레그램 앱을 실행하고 대화창을 열어 놓은 그 시점에도 메시지가 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 나는 생각보다는 굉장히~ 침착한 상태였다. (기억은 항상 미화된다)

왜냐하면 정확하게 이런 유형의 사고가 한번쯤은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다만 그게 하필 이렇게 빨리 그 날에. 이렇게 큰 금액으로. 갑작스럽게 찾아올 줄은 몰랐지만 말이다.

 

 

서버 PC로 원격제어를 켜고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종료하는 동시에

MTS를 열어서 보유중인 물량을 모두 시장가로 청산했다.

텔레그램 메세지가 약 30 ~ 40개쯤 와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거래금액을 예탁자산으로 나누어보니 얼추 맞는 것 같다.

10분도 안되는 시간 동안에 입은 손실금액이 그 전달 한 달 동안의 수익금을 넘었다는 걸 알게 되니 허탈해졌다.

심지어 ETF종목이라 증권거래세도 없는데 손실 157만 원에서 48만 원이 수수료였다!!!!!!

 

 

 

어느 API나 마찬가지지만 주문실행을 하고 나면

주문정보가 서버로 전달되고 서버에서는 주문을 받았다는 것을 다시 알려준다

이후에 실제로 주문이 체결되면 체결되는 정보를 다시 전달해주는데

서버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대략 0.3초 내로 완료된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관점에서는 이 0.3초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여유로운 시간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아, 아까 전에 실행한 주문의 결과로 모든 주문량이 체결되기까지 모든 새로운 판단은 잠시 멈추렴...'

... 과 같은 지시를 줘야 하는데 그 전날 바꾼 코드로 인해 그 부분에 문제가 생겨버린 것이다.

 

 

 

 

 

그리고 아픈 기억을 잊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덤덤해진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그때의 아픈 기억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는데

왜냐하면 어느날 키움증권으로부터 VIP고객으로 선정되었다는 문자와 이메일을 받았기 때문이다.